SK 텔레콤의 AI 기기 다양화를 바라보며
5G 시대는 인공지능 (AI)에 기반하여 서비스/산업이 융합되는 시대로 전망되고 있다. 통신망이 가상화 및 클라우드화되어 통신인프라가 IT화되면서, 인공지능은 기존 플랫폼을 혁신시키고 또한 이들과 융합하는 필수 인프라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인공지능 기기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인공지능 대중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인공지능 기기 첫 형태는 음성인식 형태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는 아마존이 2014년 11월에 에코 (Echo)를, 국내에서는 SK 텔레콤이 2016년 9월에 누구 (NUGU)를 출시한 이래, 2017년은 국내∙외적으로 음성인식 기반AI 기기와 서비스 출시가 활성화되고 있다.
SK 텔레콤은 지난달 11일, 누구에 이어 누구 미니 (NUGU mini)를 출시하고 AI 기기에 대한 로드맵을 발표하며 다양한 기기를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글은 수년 전부터 플랫폼 사업자로의 변환을 강조해 온 SK 텔레콤이 AI 기기 다양화를 비롯해 AI 플랫폼 확대를 위해 어떤 전략을 추진하는지 살펴본다. 먼저, 1편에서는 아마존과 SK텔레콤/KT를 중심으로 AI 기기의 국·내외 동향을 간단히 살펴보고, 2편에서는 SK 텔레콤의 AI 플랫폼 확대 전략을 살펴본다.
Part 1. 국·내외 동향
■ 국외 - 아마존을 중심으로
국외 동향은 SK 텔레콤보다 앞서 그리고 유사하게 AI 기기 다양화를 추구하고 있는 아마존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아마존은 2014년 11월 인공지능 (AI) 플랫폼 알렉사를 탑재한 음성인식 스피커 Echo를 출시한 이후, 2016년에는 Echo Tap과 Echo Dot을, 올해는 Echo Show와 Echo Look을 출시함으로써 Echo 라인업을 5개로 확대하였다.
Amazon Echo lineup
각 lineup 특징 - Echo Tap과 Echo Dot은 휴대성을 보완한 것으로, Echo Tap은 battery가 내장된 휴대형이고, Echo Dot은 소형의 보급형 Echo이다. Echo Show와 Echo Look은 음성 외에 이미지와 영상으로 미디어를 확장한 것으로, Echo Show는 터치 스크린을 갖는 디스플레이형으로 영상통화가 가능하고, Echo Look은 카메라가 장착되어 'lookbook'을 만들고 style 비서 역할을 할 수 있다.
올 1월 기준 820만대*를 판매한 아마존 '에코' 상품군은 올해 미국 AI 스피커 시장의 70.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 CIRP, ** eMarketer). 아마존은 2015년 알렉사 API와 SDK를 개방하였고, 2017년 상반기 기준 전세계에서 20,000 여 앱이 서비스 되고 있어, 성공적으로 생태계를 구축하고 AI 시장을 선점해 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왜 이런 lineup을 갖게 되었나? - 압도적인 시장점유를 보이는 에코 기기를 기반으로 아마존 AI 플랫폼 알렉사는 아마존의 주요 수익 모델인 온라인 쇼핑과 연계하여 커머스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음성기반 스피커를 시작으로 디스플레이나 카메라와의 접목을 통해 에코 기기들이 다양화되면서 좀 더 사용자 친화적인 쇼핑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계획 - 아마존은 알렉사를 자동차, 가전제품 등 다양한 기기로 확대하며 AI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융합해갈 계획이다.
차세대 IT 플랫폼은 AI 플랫폼이 지배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다양한 업계가 AI 플랫폼 구축과 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커머스 시장에 성공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아마존 에코에 이어, 올해는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피커가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생태계를 확대하고 AI 기반 서비스 융합 구축을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 국내 - SK 텔레콤과 KT를 중심으로
국내에서도 역시 AI 기반 서비스 융합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국내 통신사, SK 텔레콤과 KT를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스마트폰 시대 대표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 (UI)가 touch 인터페이스라면, 5G와 IoT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연결 기기가 다양해지는 AI 시대에는 음성 인터페이스가 차지한다. 터치입력이 어려운 기기들도 편리하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화 방식의 음성 UI는 개인화된 솔루션을 가능하게 하므로, 향후 서비스는 최적 개인화 서비스로 전망된다.
SK 텔레콤은 2016년 9월 국내 최초로 AI 스피커 'NUGU (NU 100)'를 출시한 이래 올 8월에는 배터리를 내장한 휴대형 'NUGU mini (NU 200)'를 출시하였고, 올 12월에는 NUGU기반 set-top box (STB)를 출시할 예정으로, AI 기기 라인업을 확대해 가고 있다. 올 9월 7일에는 T맵에 누구를 탑재하여 'T map x NUGU'를 출시함으로써 음성 내비게이션 시대를 열었다.
KT는 올해 1월 스피커와 STB 기능을 결합한 IPTV STB 'GiGA Genie (CT1100)'를 출시하며 AI 서비스 경쟁에 뛰어들었다.
누구, 누구미니와 기가지니 (NUGU, NUGU mini and GiGA Genie)
누구와 기가지니를 출시하여 양사 모두 먼저 홈 서비스 분야에 적용하였고, 이어서 금융, 커머스, 자동차 분야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AI 플랫폼 서비스를 목표로 하며, 최적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비서로 진화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학습 가능한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이어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를 자사 AI 플랫폼과 연계하기 위해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빅데이터 구축 - 양사는, 우선 경쟁우위에 있는 자사 킬러 서비스와 AI 플랫폼을 연계하여 데이터를 수집·분석·학습하고 있다. SK 텔레콤의 경우 모바일 내비게이션 T 맵을, KT의 경우 IPTV olleh를 들 수 있다. T 맵은 올 8월 기준 시장점유율 68%, 월 평균 사용자 1,014만 명, 일 평균 사용자 240만 명이고, KT IPTV는 올 1분기 기준 시장점유율 50%, 가입가구 724만이다
(출처: Mobile Navigation - SK Telecom, IPTV - Nasmedia, Digital Media Market Brief, July∙August 2017, Re-illustrated by Netmanias)
누구와 기가지니 클라우드 서버에는 음성 인식 기술에 딥러닝 (Deep Learning)을 접목하여, 사용자 이용 회수가 증가함에 따라 음성 인식률도 향상되어 간다. SK 텔레콤은 오늘 (25일) T 맵에 누구를 탑재하여 지난 9월7일 출시한 'T 맵 x 누구'의 다운로드 수가 300만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300만 사용자가 하루 2번 사용하는 경우를 가전하면 누구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는 600만 건이다. 빅데이터 구축을 통해,
누구와 기가지니 클라우드 서버에는 음성 인식 기술에 딥러닝 (Deep Learning)을 접목하여, 사용자 이용 회수가 증가함에 따라 음성 인식률도 향상되어 간다. SK 텔레콤은 지난 9월7일 출시한 'T 맵 x 누구'의 다운로드 수가 25일 300만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300만 사용자가 하루 2번 사용하는 경우 누구가 딥러닝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하루 600만 건에 육박한다. 빅데이터 구축을 통해,
개방형 플랫폼 구축 - KT는 올 6월 말, 3rd party 사업자가 기가지니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 SDK를 공개하였으며, 9월에는 기가지니 API를 이용하여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음성. 영상, 대화 및 TTS (Text to Speech) SDK를 공개할 계획이다. SK 텔레콤은 내년 상반기 누구 플랫폼을 공개할 예정이다.
■ AI 기기 판매 추이
작년 9월 1일 출시된 SK텔레콤 AI 스피커 '누구'는 출시 8개월 만인 5월 초 10만대, 1년 만인 8월까지 20만대가 판매되었다. 올해 1월 31일 출시된 KT AI STB '기가지니'의 경우, 5개월 만인 6월 10만대, 8개월 만인 9월 초까지 20만대가 판매되었다. 연말까지 5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누구와 기가지니 판매 추이
SK 텔레콤이 먼저 AI 기기를 출시하였으나 연간 120만이 넘는 IPTV 신규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KT 기가지니 성장세가 앞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누구 출시 후 보급형 누구미니를 출시하고 T 맵에 누구를 탑재하는 등 기기 다양화를 통해, KT는 IPTV, 기가인터넷과 기가지니와의 결합상품을 활용하여 가입자 확산을 꾀하고 있다. SK 텔레콤 누구/누구미니가 통신사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OTT형 기기인데 비해, KT 기가지니는 STB 일체형 기기로 KT IPTV에만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다 (누구보다 비싼 기가지니를 스피커로만 사용하는게 아니라면 말이다).
AI 기기는 클라우드 기반 SW 업그레드로 기기를 교체하지 않아도 새로운 기능·서비스를 쉽고 빠르게 추가하여 제공할 수 있다. AI 플랫폼은 스피커나 셋톱박스 등 사용자에게 친숙한 기기 형태로 사용자와 대화하기 시작했지만, IoT와 5G에 기반한 연결성이 강화되면 어디에든 탑재가 가능해진다. AI 기기 확산과 더불어 일상생활 곳곳이 나와 대화하는 'life companion'이 될 전망은 그렇게 멀리있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