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텔레콤의 AI 기기 다양화를 바라보며
Part 2. AI 플랫폼 확장 전략
이번 편에서는 적극적으로 AI 기기를 다양화하고 있는 SK 텔레콤의 AI 플랫폼/서비스 확장 전략을 살펴본다. (누구 (NUGU)는 SK 텔레콤의 AI 플랫폼이자 AI 스피커 상품명이다. 본문 중에서 플랫폼은 '누구'로 스피커 상품명은 누구로 표시된다.)
AI 추진 방향
자사 AI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SK 텔레콤의 AI 추진 방향은
- 인공지능 기술을 고도화하고,
- 내부 서비스와 연계하여 AI 서비스를 다양화하고,
-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여,
사용자와 대화하며 개인화 추천을 해주는 고유의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AI 플랫폼은, 음성인식 기술에 deep learning을 적용하여, 이동통신 (MNO)/IoT/커머스 플랫폼과 연계하여 개인화 서비스를 창출하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된다.
SK 텔레콤 AI 플랫폼 (출처: SK 텔레콤, 넷매니아즈 재 작성)
AI 진화 단계
AI로의 진화 단계를 보면, 2017년까지는 누구를 중심으로 사용자 체험을 확산하는데 주력하고, 2018년부터는 플랫폼을 개방하여 생태계 확장에 주력한다.
SK 텔레콤 AI 플랫폼 확장 전략
AI 플랫폼 확장을 위한 SK 텔레콤의 전략은 AI 기기 다양화, T 맵 지능화, 플랫폼 개방을 통해 AI 플랫폼을 확장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여 지속적으로 생활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 AI 기기 다양화 - AI 플랫폼 확장을 위한 단말 라인업 확대
AI 기기 BM의 목표는 기기판매 수익에 있지 않고 플랫폼에 있다. 기기 판매 증대를 통해 매출 확대보다는 원하는 플랫폼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누구'를 탑재한 AI 기기들은 AI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고, 이를 통해 정기적으로 생활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다.
음성인식 스피커 누구로 시작한 AI 기기 라인업을 확대함으로써 SK 텔레콤은 원하는 플랫폼을 만들어가고 확장해가고자 한다. 향후 display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고 '누구' 탑재 기기도 스피커 외에 STB, 웨어러블, 가전기기, 디스플레이 등으로 다양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하나의 아이디에 2개 이상의 기기를 등록하고 개별 설정이 가능하도록 ‘누구 앱’을 업그레이드했다.
누구 미니 차별화 포인트:
- 이동 편의성: 배터리 탑재 및 소형/경량화
- 가격 경쟁력: 99,000원으로 누구 가격의 40% (출시 프로모션으로 3개월간 49,000원)
- 개인화: 개인 비서로 활용 (개인별 일정 및 뮤직 리스트 설정 등)
SK 텔레콤 AI 기기 다양화
■ T 맵 연계 - 향후 커넥티드카·자율주행차와 연계
SK 텔레콤은 9월 7일 T 맵에 '누구'를 탑재하여 음성인식 AI 내비게이션 'T 맵 x 누구'를 출시하며, AI 서비스 영역을 자동차로 확장하였다. 자사 킬러 앱인 T 맵을 기반으로 '누구' 플랫폼 구축을 공고히 하고, 향후 5G시대에는 자율주행 플랫폼과 연계하여 커넥티드카∙자율주행차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이다.
'T 맵 x 누구' 기능 예: 길 안내 (오른쪽) 및 정보 조회 (왼쪽)
T 맵은 국내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 1위로, 작년 7월에는 타사 가입자에게도 개방하여 시장을 더욱 강화하였다. SK 텔레콤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T 맵은 시장의 68%를 점유하고 있으며, 월 평균 사용자 1,014만 명, 일 평균 사용자 240만 명이다.
차 안에서의 음성인식 품질은 가정에서 보다 떨어지므로, 음성검색을 차에 적용하려면 무엇보다 음성인식 고도화가 필요하다. 'T 맵 x 누구' 출시시 SK 텔레콤은 음성인식 성공률이 최고 96.3%라고 밝혔는데, 이는 조용한 저속 (40km/h) 환경에서이다. 'T 맵 x 누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차량 소음과 고속 환경에서 음성인식률 향상이 필수적이다.
2019년 5G 상용화 준비 완료를 목표로 하는 SK 텔레콤은, 초고속 초저지연 통신을 지원하는 5G 망에서 T 맵을 활용하는 자율주행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올 5월부터는 엔비디아와 공동으로 자율주행용 인공지능 컴퓨팅, HD Map, V2X (차량간 통신)와 같은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T 맵 빅데이터를 자율주행 알고리즘에 반영하여 자율주행차가 실시간 교통량을 파악해 스스로 주행경로를 설정하도록 AI SW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지난 7월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를 취득한 후에는 도로 주행을 통해 V2X, 경로 판단 등 자율주행 기술을 시험 중이다. LG전자와 LTE-V2X 기술을 개발하여 도로 시험을 마쳤고, 9월 21일에는 경부고속도로 일부 구간 (서울 만남의 광장 휴게소 - 수원신갈 IC)에서 자율주행 시험 주행에 성공하였다.
SK 텔레콤은 올 하반기에 T 맵 기반 V2X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 AI 플랫폼 확장
AI 플랫폼 확장 - T 전화, 스마트홈, T 맵 등 자사 서비스들을 개방하고 '누구'와 연결하면서 AI 플랫폼을 홈에서 자동차로 확장해가고 서비스를 확대해가고 있다. 2018년 상반기에는 '누구'의 SDK∙API를 공개하고 3rd party 개발을 지원하여 AI 생태계 확대를 촉진할 계획이다.
Home
2016년 9월 AI 스피커 누구 출시와 함께 홈 비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 텔레콤은 '11번가' 몇 개 상품에 제한적으로 '누구'를 적용하고 있으나 음성만으로는 커머스 지원에 한계가 있다. AI 기반 IPTV STB를 활용하여 display와 interactive UI/UX를 강화하여 미래 커머스 플랫폼에 적합한 UI/UX로 진화한다는 전략이다.
Car
누구를 출시하며 홈 비서 서비스를 선보인 지 1년 만인 올 9월 7일, SK 텔레콤은 T 맵에 '누구'를 탑재한 내장한 'T 맵 x 누구'를 출시하여 AI 영역을 자동차로 확장하였다. 'T 맵 x 누구'는 음성으로 길안내, 음악감상, 일정조회 등이 가능한 음성인식 AI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11월에는 음성으로 전화를 수신하고 문자를 송신할 수 있는 Communication 기능이 추가된다.
'T 맵 x 누구'는 향후 'Car Life' 서비스로 발전해 가는데, 3대 핵심 요소로 Communication, Infotainment, Maintenance를 들 수 있다. 지금까지는 빠르고 정확한 내비게이션 기능이 중심이지만, 커넥티드카·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는 5G 시대에는 infotainment와 안전 기능을 중심으로 '운전 비서'로 진화할 계획이다.
'T 맵 x 누구' 발전 방향 (출처: SK 텔레콤)
서비스 고도화 - 현재는 개별 서비스를 중개하는 형태이나 향후 차량 내 다양한 infotainment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total life companion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SK 텔레콤 AI 플랫폼 확대 (출처: SK 텔레콤, 넷매니아즈 재 작성)
통신사의 장점은 무엇이든 연결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5G와 IoT 시대에는 연결성이 한층 강화되어 스마트폰 외에 가전기기도, 센서도, 자동차도 네트워크에 연결된다. 통신 기기가 다양해지면서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음성과 영상으로 진화해가고, 네트워크로 데이터가 모이고 네트워크는 실시간 컴퓨팅을 통해 이를 학습하여 지능화 되어간다.
스마트폰 시대에 OTT 콘텐츠들의 전달통로로 열일하던 네트워크는 연결성에다 음성/영상 인식, 데이터, 지능화를 갖추면서 5G 시대에는 AI 플랫폼으로의 변환을 꾀하고 있다.
SK 텔레콤은, 작년 9월 음성인식 AI 스피커 누구 출시 후, 2017 AI 시장 진입에 성공하고 있고, 동시에 더욱 강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으며, 글로벌 진출을 위한 준비를 가시화하기 시작했다.
올해, 통신사 외에 IT와 전자 업체도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AI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7월 일본에서 '클로바 (Clova)' 기반 '웨이브 (Wave)'를 출시했고, 카카오는 올 10월 말 '카카오 아이 (kakao I)' 기반 '카카오 미니 (kakao mini)'를 출시할 예정이다. SK C&C는 올해 9월 '에이브릴 (Aibril)'을 공식 출시했으며 삼성 전자는 자사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에 AI 플랫폼 '빅스비 (Bixby)를 적용하고 있고 내년에는 음성인식 스피커를 출시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연내 음성인식 AI 스피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음성인식 스피커 예
한편, SK 텔레콤에 앞서 AI 기기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는 아마존은 9월 말 2세대 에코 라인업을 포함한 새로운 AI 기기들 6종을 선보이며, AI 기기 라인업을 강화하였다. Echo를 소형화 한 New Echo, 스마트 홈 허브 기능을 추가한 Echo Plus, Echo Show를 소형화한 Echo Spot, 집전화를 hands-free 스피커 폰으로 만들어 주는 Echo Connect, 게임용 Echo Button, 음성인식 스트리밍 미디어 플레이어 All-New Fire TV로, 모두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올 연말 '누구' 기반 웨어러블 키즈폰과 B tv STB를 출시하는 SK 텔레콤이 내년 AI 기기 라인업을 어떻게 확장해 나갈지 기대된다.
아마존 new lineup
5G 시대에는 모든 산업이 AI로 연결되고 융합될 전망으로, AI 경쟁력 강화는 미래 성장 동력의 핵심이 된다. 자체 AI 기술 수준, 개방형 플랫폼에 기반한 생태계 선도, 글로벌화 역량은 AI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인이다. 내년에는 AI 시장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더 치열해질 것이다. 또한 올해 AI 기기가 음성인식 스피커 위주였다면 아마존의 새로운 라인업에서 보듯 내년에는 더 다양한 기기들이 시장에 등장할 것이다. 3GPP 규격 표준에는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올림픽을 시작으로 5G 네트워크와 서비스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5G 네트워크 등장은 AI 플랫폼을 홈에서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 텔레콤과 같은 통신사업자가 AI 경쟁력을 어떻게 강화시켜 나가는지, 5G 시대 네트워크 연결성을 기반으로 AI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대를 갖고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