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노동 인력 부족, 철도 인프라의 노후화, 승객 운송의 안전성 확보, 업무의 효율화/시스템화가 일본 철도 업계의 과제이며 이는 국내 철도업계도 마찬가지이다.
아래 그림 1에 보이는 일본 경제산업성의 일본의 미래 인구 증감 예측을 보면, 저출산 추세로 인구수가 2023년 1.25억명에서 2050년엔 인구수가 약 1억명으로 감소하고, 더 큰 문제는 고령 인구 비율은 계속 유지되는 데, 15-64세의 생산연령 인구비율의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저출산/고령화의 문제는 국내도 마찬가지이다.
그림 1. 일본 경제산업성의 일본 인구 증감 예측
철도산업의 특성상 열차와 선로 등 각종 철도 인프라의 점검/유지보수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현재도 철도 분야의 업무가 위험하고 고되 인력이 부족한 데, 생산연령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로 향후 철도 분야에 인력난은 더욱 심화될 것이며, 노후화되고 있는 철도 인프라 유지보수에 인력 투입을 최소화시켜줄 수 있는 무인 자동화 시스템 도입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2021년 8월 오다큐 전철과 10월 게이오 전철 객실에서 상해 사건이 발생하였고, 일본 국토교통성은 열차역과 열차 객실내 방범 카메라 신설/증설, 열차 기관사와 관제사(기관사에게 운행지령, 상황 지휘)간에 객실내 위험 상황을 실시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등의 승객 안전 강화 대책을 일본 철도 사업자들과 함께 마련해 나가고 있다.
일본의 오사카와 고베 지역 사철인 한신 전철은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3년 1-2월에 한신전철 본선라인에서 로컬 5G, AI 영상 분석, 카메라(열차역/건널목의 지상 카메라, 객실내 방범 카메라, 열차탑재 전방 카메라)를 도입하여, 지상 (역내/건널목) 안전사고 방지, 객실내 긴급 상황 대처, 역간 선로설비 자동 순시점검에 관해 실증 시험을 수행했다[1][2].
한신전철의 로컬 5G 응용
① 지상(역내/건널목) 안전사고 사전 방지 (지상 카메라와 AI 영상인식을 활용)
그림2. 지상에서 발생한 긴급 상황 대처: 지상 카메라(역, 건널목)와 AI 활용
[문제] 열차역 선로나 건널목에 갑작스런 상황으로 사람이 쓰러져 있거나 자동차가 멈춰져 있는 경우가 발생하면 기관사는 주행중인 열차를 급제동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신칸센 이외 열차의 법적 제동 거리는 600m이하이며, 기관사가 이상을 감지해 비상 브레이크를 밟아도 완전 정지할 때까지 최대 600m를 더 주행한다(국내와 대만도 이와 유사하다).
기관사가 육안으로 지상의 이상 발생을 감지하거나, 또는 사고 주변의 승객이 역무원에게 신고하여 지상의 관제사가 열차내 기관사에게 열차무선 전화로 급제동을 지시하여 기관사가 비상 브레이크를 밟으면 상당한 시간 손실이 발생하며 최악의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열차 기관사가 지상에 갑작스런 이상 발생을 거의 실시간으로 인식할 수 있어야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솔루션] 한신전철은 열차로 인한 인명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지상에서 발생한 위험*을 AI로 신속하게 감지하고**, 로컬 5G망을 통해 주행중인 열차 기관사에게 알람과 실시간 현장 영상으로 전달하고, 위험 발생 현장에는 스피커로 위험 상황을 자동으로 알리는 솔루션을 도입했다.
* 건널목에서 자동차 퍼짐이나 사람이 갑자기 쓰러짐, 역 승강장에서 사람이 선로로 추락 등
** 역 승강장과 건널목에 설치된 카메라가 상시 영상을 로컬 5G망을 통해 관제센터내의 AI 서버로 스트리밍해줌. 건널목에 1대, 역내에는 3대의 카메라가 설치되며, 영상은 FHD, 30fps로 카메라당 6Mbps의 전송 대역이 필요하다.
이 솔루션으로 기관사는 지상의 위험 발생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으며 위험 발생 현장의 실시간 영상을 보면서 상황에 대처하여 사고를 미연에 예방한다.
그림 3. 기관사 단말상의 지상 (건널목, 역) 화면
② 객실내 긴급상황대처 (관제사와 기관사가 객실 방범카메라 영상을 함께 보며 상황대처)
그림 4. 객실내 긴급 상황대처: 관제사와 기관사가 같은 라이브 영상을 보면서 지시 및 대응
[문제] 운행중인 열차의 객실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현재는 열차 기관사는 지상 관제센터의 관제사에게 열차 무선 통화로 상황을 보고하고 지령을 받는다. 통화상으로 상황 파악하는 데, 평균 5분 정도 소요되고 있으며 유사시 신속한 조기 대응에 문제가 있어 승객의 안전에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
[솔루션] 한신전철은 승객 안전 확보를 위한 유사시 대응의 신속화를 위해, 객실내 영상과 음성을 로컬 5G망을 통해 기관사와 관제사에게 실시간으로 공유해주는 솔루션을 도입했다. 객실내 방범카메라와 5G UE가 설치된다.
열차 객실에서 승객 안전에 위협이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탑승자가 비상 신고 앱을 이용해 신고한다. 차량내 방범카메라 영상과 음성이 로컬 5G망을 통해 지상의 관제사와 열차내 기관사의 단말로 스트리밍되며, 관제사와 기관사가 같은 화면을 보면서 객실내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으므로, 관제사가 기관사에게 즉시 지령을 내리고 기관사는 신속하게 현장상황에 대응할 수 있게 되어 열차 탑승객의 안전성을 향상시켜준다.
그림 5. 열차 객실내 긴급 상황 대처
③ 역간 선로 설비 자동 순시 점검 (열차 전방 카메라와 AI 활용)
그림 6. 선로 일상 순시점검의 자동화: 열차 전방 카메라와 AI 활용
[문제] 안전한 열차 운행에는 열차 인프라의 점검•보수가 필수이다. 철도업계 종사자중 이와 같은 점검•보수 인력의 비율이 매우 높다. 전술한 바와 같이 향후 노동인구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어 철도 보수원 확보가 어려우며 한정된 인원으로 점검•보수 작업을 수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솔루션] 한신전철은 철도 설비의 일상 순시업무를 자동화하기 위해, 운행중인 열차에 전방 카메라를 탑재하고, 카메라 영상(4K, 60fps, 40Mbps)을 AI 서버가 분석하여 선로와 주변의 이상(선로 설비 파손, 전선의 단선, 지지물 변위/파손, 태풍 직후 쓰러진 나무, 간판 등 선로로 날아온 이물질 등)을 검출하고 유지보수작업원에게 통지해주는 솔루션을 도입했다.
열차 전방에 설치된 카메라의 영상이 로컬 5G망을 통해 AI 분석 서버로 스트리밍되고, AI 서버는 이 영상을 토대로 설비 이상을 자동으로 감지하여 보수 작업원의 단말로 실시간 영상 또는 녹화 영상을 전달해준다. 이로 인해 보수 작업원의 부하가 경감되고 보수 작업원 인력도 절감할 수 있다.
그림 7. 열차 전방 카메라로 선로 순시점검
한신전철이 로컬 5G망을 채택한 이유
①의 지상에서 발생한 긴급상황대처의 경우, 지상(역내/역주변,건널목) 카메라와 관제 센터간을 광케이블로 연결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철도 사업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광회선이 한정되어 있어, 향후 카메라를 곳곳에 증설하는 경우 신규 광케이블 포설에 비용 증가로 확장성에 문제가 있다.
이 응용에서 지상 카메라의 대용량 영상이 상시 관제센터의 AI 서버로 스트리밍되어야 해서 큰 무선 업링크 용량이 필요하다. 이통사의 공중 5G망을 활용한 사설 5G 서비스를 이용하면, 공중 5G망이 다운링크 용량이 크게 설정되어 있어 지상 카메라 영상의 안정적인 상향 전달에 우려가 있다. 또한 역내에 많은 수의 승객의 폰과 지상 카메라가 동일한 공중 5G망을 통해 통신하므로 망혼잡의 우려가 크다.
②의 객실내 긴급상황 대처와 ③의 역간 선로설비 자동 순시점검의 경우, 이통사의 공중 5G망을 활용한 사설 5G 서비스를 이용하면 역시 상향 용량 부족 문제와 카메라의 대용량 트래픽에 대해 이통사에게 매월 지불할 통신 요금이 크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한신전철은 새롭게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로컬 5G의 장점으로 5G 상하향 링크용량으로 자신들이 조정할 수 있고 (업링크 용량을 크게 설정) 일반인들의 5G 단말과 다른 주파수를 사용하고 이를 독점적으로 사용하므로 카메라 응용을 위한 대용량 업링크를 확보할 수 있는 점과, 로컬 5G망내에서 발생한 트래픽은 이통사와 무관하며 트래픽 당 요금 자체가 없다는 점(와이파이처럼)을 들고 있다.
[로컬 5G 상용 구축시 비용문제와 해결방안] 로컬 5G는 초기 시장이라 장비가 고가여서 구축 비용이 크다는 단점이 있는 데, 한신전철은 상용망 구축시 5G 코어를 클라우드에 구축하고 여러 철도 사업자들이 이를 공유하는 형태로 망을 구성하면 초기 구축 비용을 크게 절감되어 진입 장벽이 낮아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또한 철도사업자인 한신전철이 처음부터 자체로 5G망을 운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로컬 5G망의 운영을 대행해줄 사업자에 의지를 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신전철은 클라우드 5G 서비스 사업자와 5G망 운용 대행사로, 이미 코어 공유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CATV 사업자와 제휴하여 구축 및 운용 부담을 경감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신전철의 로컬 5G망 구조
그림 8. 일본 한신전철의 로컬 5G (이음 5G)망 지리적 구성도
일본 한신전철은 4.8-4.9GHz의 로컬 5G 주파수를 이용하여 한신전철 본선의 5개 역 주변에 로컬 5G망을 구축했다. 한신전철의 로컬 5G망은 5G SA 코어와 5G ORAN 기지국으로 이루어진다. 5G SA 코어, ORAN 기지국 CU/DU와 ORAN GW는 후카에역에, AI 영상 분석 서버는 오기역에 설치되었다. 관제선터도 오기역에 위치한다. ORAN RU(상기 그림상에 PRU)는 미카게역에 1식, 아시야역-우치데역-고로엔역-니시노미야역간의 선로에 6식이 설치되었다(아시야역과 니시노미야역간의 거리는 약 4Km임).
역 2곳 (아시야역, 니시노미야역), 건널목 3곳 (우치데역 부근)에 5G UE, IP 카메라, IP 스피커가 설치되었고, 운행중인 열차에는 5G UE, 열차 전방카메라, 객실내 방범 카메라가 설치되었다.
지상 카메라와 열차 전방카메라 영상은 로컬 5G망을 통해 오기역의 AI 분석 서버로 상시 스트리밍되며, 객실 방범 카메라는 비상 알림 버튼을 누르면 로컬 5G망을 통해 관제센터의 관제사와 열차 기관사에게 스트리밍된다.
그림 9. 일본 한신전철의 로컬 5G (이음 5G)망 구성도
한신전철의 로컬 5G망에 국내 중견기업인 HFR이 개발한 5G 코어와 5G 기지국이 채택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일본 로컬 5G망 시장은 로컬 5G 선도 시장/테스트베드로 노키아, 삼성, 에릭슨, HPe (Athonet), Cisco, QCT, JMA Wireless, Airspan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과 후지쯔, NEC, 에이비트, 파나소닉 등의 일본 로컬 벤더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장이다. 필자는 삼성, HFR 등의 국내 기업의 일본 프로젝트에 수 차례 컨설팅 및 SI로 참여했었는 데, 일본 기업이 요구하는 솔루션 완성도에 대한 집착은 대단하다. HFR이 일본 로컬 5G 시장에 진입하여 레퍼런스를 확보한 것은 HFR의 기술력이 입증된 것으로 HFR의 세계 각국의 사설 5G망 시장에 진출에 큰 교두보가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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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텍 한큐 한신 성과보고서, "로컬 5G를 활용한 차량-지상간 통신 및 AI 화상 인식 등에 의한 철도 사업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영의 실현" 2023.06.14
[2] 일본 총무성 동영상 채널, "로컬 5G를 활용한 차량-지상간 통신 및 AI 화상 인식 등에 의한 철도 사업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영의 실현" 2023.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