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통신 기술 중 뜨겁게 논의되는 기술은 `5세대(5G)`,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등이다. 모두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이라 불린다.
5G 기술은 음성이나 데이터 제공 능력으로 봤을 때 현재 4세대(4G)로 충분해 보인다. 빠른 속도를 사용자가 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기술이 시장보다 앞선다. 하지만 5G 킬러 애플리케이션은 클라우드와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마켓 디맨드 기술이 될 수 있다. 시장이 필요로 한 기술이란 의미다.
SDN는 한 개 칩에 컴퓨터 중앙처리장치를 80개까지 집적시켜 네트워크 장비를 소프트웨어로 만들어 서비스하는 개념이다. 일부 거론 되고 있는 SDN의 문제점은 이 기술에 기존 망 관리 체계와 호환성이 거의 없고, SDN 컨트롤러 고장 시 망 전체가 마비된다는 것이다. 디바이스 중심이라고 정의되는 `MO(Management Object)`가 상이하다.
SDN에서 거론되는 기술 대부분이 구현하기 쉬운 SDN 컨트롤러 개발에만 집중되고 있다. 부가가치가 낮으면서 난이도가 요구되는 화이트박스(공기계)에 집중하는 업체는 세계적으로 몇 되지 않는다는 것도 주목해야한다.
국내 네트워크 산업은 외국 제품에 속도에 뒤처지고 가격도 밀려왔다. 우리나라 네트워크 중소기업은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는 연구원 수조차 외국에 비하면 월등히 적다. 세계 통신사업자가 급격한 수익 감소를 겪으면서 기술 개발 여부보다 수익 만들기에 더 치중하고 있다. SDN 기술 변혁을 받아들인 것인지 여부는 SDN장비 운용비용(OPEX)과 설비투자 비용(CAPEX)에 달려있다는 의미다. 만약 큰 가격 차이가 없다면 새로운 망 관리비용은 감당할 가치가 있는지도 생각해야한다. 화이트박스에서 하드웨어 가격, 서드파티 소프트웨어, 기능 통합 등을 고려하면 기존 네트워크 장비보다 비싸다는 이야기도 있다. 기존 제품에 상표만 다시 붙여 SDN제품이라 칭하는 SDN 워싱(Washing)이라는 용어 출현도 흥미롭다.
네트워크 산업을 자동차 산업에 비유해보자. 차세대 자동차 기술로 주요 대체 동력원, 무인자동차, 디자인, 가볍고 단단하고 수명이 긴 소재 기술을 꼽을 수 있다. 시장에서 주요 동력원 대체 기술이 핵심 기술 트렌드라면 이 기술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디자인을 가진 무인자동차를 값싸고 튼튼한 품질 좋은 자동차로 제작하느냐가 목표가 될 것이다. 기술 중요도로 볼 때 현재로서는 주요 동력원 대체기술(연비), 무인자동차기술, 디자인 기술, 소재기술 순서로 중요하리라 판단된다.
통신 장비회사가 살아남기 위한 미래 먹거리는 가까운 시일 내 시장이 있는 5G와 클라우드, IoT 네트워크 시장과 기술이다. 해외 유무선 장비나 수명을 다한 기존 장비를 대체하는 시장도 있다. 우리나라 네트워크 R&D 주요방향도 이렇듯 시장을 염두에 두고 결정해야 한다.
SDN 기술은 SW 기술에 해당된다. 기존 방법으로 네트워크 장비를 만드는 것이 아닌 SDN으로 장비를 만드는 기술이며 자동차 산업의 소재 기술에 가깝다. 오히려 5G나 IoT, 클라우드 수용을 스위치 형태로 하는가, 5G 신호 관련 기술이 IoT와 클라우드에 적용 가능한지, 이동성 관리와 서비스 품질(QoS) 구조는 어떤 식으로 설계해야하는 지 등이 핵심 기술이 될 수 있다. 네트워크 산업은 정보기술(IT) 보안과 연계된 만큼 기술적 파장이 넓다. 연구 개발 방향이 무엇보다 중요한 배경이다. 지금은 핵심 기술에 우선적으로 투자해야할 시점이다.
김철수 인제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charles@inje.ac.kr
현재 Hot한 분야중에 하나가 SDN이라는 것은 사실이죠.
하지만 SDN에 대한 답답함은 SDN이 "앞으로"가 아니라 "그대로"라는 점입니다.
SDN의 도입으로 통신사업자들은 CAPEX/OPEX를 줄일 수는 있겠으나, SDN 자체가 신규 서비스로 돈을 더 벌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SDN은 구호이고 실질적으로 뭔가가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