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5G 포럼과 SDN/NFV 포럼이 공동 주최하는 "5G 네트워크 기술 공동 워크숍"이 '노보텔 앰베서더 강남' 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패널 토론의 주제는 '5G 네트워크 기술과 산업방향'으로, 패널로는 박진효 원장 (SK 텔레콤), 백은경 상무 (KT), 권경인 상무 (Ericsson-LG), 송평중 박사 (ETRI)가 참석하여 5G 네트워크 주요 기술, 시장 및 생태계, 운용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통신사 의견을 중심으로 간단히 정리해 본다.
■ 패널발표
1. SK 텔레콤
먼저, 5G를 준비하면서 겪는 도전과, 이를 풀기 위한 기술과, 기술 별 trade-off를 설명하였다.
(source: SK 텔레콤 패널 발표)
5G design challenge들로 초고속 (Increased Data Rate), 종단 지연 감소 (E2E Latency Reduction), 안정성 향상 (Higher Reliability), 초연결 (Massive Connectivity), 사용자 체감품질 보장 (Guaranteed User Experience), 효율성 (Efficiency)을 꼽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의 변화와 그에 따른 trade-off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5G를 향한 기술의 변화:
1) Network 구조는 집중 구조에서 분산 구조로
분산 구조 시 시스템 복잡도는 늘어나나 지연을 줄일 수 있다.
2) 시스템은 전용 장비에서 범용 장비로
성능 관점에서는 전용장비가 나을 수 있으나 유연성 (flexibility), 확장성 (extensibility), 에너지 절약 (green) 관점에서 가상화 기술이 더 가치 있다. SK 텔레콤은 기존 파트너인 에릭슨, 삼성, 노키아에게 더 이상 제조사 전용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며, 이제는 이들도 가상화 기반 시스템에 협력하고 있다고 한다.
3) Closed 방식에서 Open/unbundled 방식으로
개방성을 추구하면 문제 발생시 누군가 책임을 갖고 해결하는 면이 약해질 수 있으나 구글이 자사 데이터 센터에 Telco 기능을 올리고 페이스북이 기지국을 만드는 등 통신업계의 변화 속에서 innovation, automation을 위해서는 open/unbundled 방식으로 가게 된다.
이어서, 5G를 향한 네트워크의 변화와 SK 텔레콤의 차세대 네트워크인 ATSCALE (@SCALE)의 설계 원리와 SW 중심의 망을 운용하기 위해 운용 환경이 어떻게 개선되어야 할지 설명하였다.
(source: SK 텔레콤 패널 발표)
ATSCALE 설계 원리
망 구축 모델이 기존 CAPEX에서 이제는 OPEX로 옮겨가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은 데이터 센터 (cloud server)에 IMS를 비롯한 Core 기능을 올리고 사업자들이 월 이용료를 내고 이용하는 모델을 말하고 있다. 1st tier 사업자가 아닌 중소 사업자들은 망/시스템 구축을 위해 큰 비용을 들이기 어려운데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사업이 가능해진다
SW 중심 망은 운용을 특정 관리자가 관리하기 힘들어지므로 automation이 중요해진다.
ATSCALE 구조 (source: SK 텔레콤 패널 발표)
운용 환경의 변화
SDN/NFV 기반의 구조로 그 위에 네트워크/서비스들이 block 단위로 올라간다. 사업자는 이 많은 기능들을 어떻게 잘 운용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SK 텔레콤은 5G 시대를 위해 Big Data와 AI (Deep Learning)를 중심으로 운용 환경 개선을 추구하고 있다. 계속 발생하는 데이터를 자동으로 학습하고, 망/시스템에서 전달되는 파라미터들을 분석해서 운용자가 알기 전에 미리 문제점을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운용 시스템을 개선하려 한다.
2. KT
KT는 5G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로 상호운용성 (inter-operability)을 꼽았다. 중요한 5G 기술 (SW화, 지연 감소, reliability, flexibility, intelligence, agility, flexibility 등) 들도 많지만, SDN/NFV 기반으로 개방화 되고 SW화 되는데 개별 기술들이 서로 합쳐져 잘 동작하지 못하거나 성능이 떨어지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SW화에 따라 DevOps 환경이 중요한데 DevOps가 잘되려면 SW 인력 특히 시스템 레벨 SW 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사업자들이 시스템 SW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지 못하므로, DevOps는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가져가는 것보다 한국형 DevOps 체계를 가져가야 할 것으로 보았다.
3. Ericsson-LG
Ericsson-LG는 5G 주요 이슈로 운용자동화를 꼽았다 (가상화만 해도 운용 복잡도가 높지 않은가).
Radio access 쪽으로는 LTE부터 SON (Self-Organizing Networks)이란 운용자동화 기술이 개발되어 왔고 3GPP 표준으로도 논의되어 왔다. Ericsson-LG는 AT&T의 ECOMP (Enhanced Control, Orchestration, Management & Policy)와 Ericsson의 COMPA (Control, Orchestration, Management, Policy and Analytics)를 예로 들며 radio access 뿐 아니라 transport, routing, OSS/BSS 운용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자동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 Q&A
이어진 Q&A session에서는 5G에서 벤더에게 사업 기회는 어디에 있을지, 5G 시장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의견 발표가 이어졌다.
Q1) SDN/NFV에서 보듯 사업자들이 5G에서 SW를 매우 강조하는데 국내 벤더의 사업기회는 여전히 HW를 기반으로 해야 하지 않는가?
(글로벌 벤더들은 5G 주요 HW 기술 (time-sensitive network, mmWave, ultra-high speed 등)을 확보하고 SW로 이를 포장하는 건데, 사업자가 SW 중심으로 간다고만 하면 국내 벤더들에게 5G는 전부 SW라는 잘못된 정보를 주는 것이 아닌가?)
A1) SK 텔레콤 - 5G는 특화된 SW를 가진 기업에게 기회
SK 텔레콤은 자사의 HW/SW 구축의 변화를 얘기하면서, 5G 통신 시장은 특화된 SW 중심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하였다.
기존에는 대기업 파트너들 (삼성, 에릭슨, 노키아)의 장비를 사용했다. HW도 그 안에 들어가는 SW도 그대로 썼다. SDN/NFV가 되면 HW는 common HW를 사용한다. 이제 SK 텔레콤이 하려는 것은 SW가 HW에 제약 받지 않고 잘 돌아가고 정합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삼성 기지국과 기지국 SW를 샀다면 이제는 HW는 삼성 또는 3rd party 것이 될 수 있고 그 위에 올라가는 통신 프로토콜은 기존처럼 'Access'라는 SW가 아니라 RRC, RRM, O&M 등 프로토콜을 언번들링해서 올리게 된다.
한국 벤더가 중국의 white-box 형태의 저렴한 고성능 서버와 HW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해 SK 텔레콤은 회의적으로 보았다. 따라서 HW보다는 그 위에 올라가는 SW 시장을 봐야 한다고 하였다.
SK 텔레콤은 이미 LTE 기지국을 SDN/NFV 기반으로 만들어 상용 서비스를 하고 있다. x86 서버에 실리콘밸리에 있는 SW 업체의 SW 스택을 올려 만들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SDN/NFV 기술 기반에서는 국내 기업도 특정 프로토콜이나 특화된 SW에 강점이 있는 기업이면 중소업체라도 5G 통신 시장에서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보았다. 특히 국내 사업자들은 어떤 기술이든 어느 글로벌 사업자보다 빨리 상용화하므로, 국내 사업자들과 협력하여 국내시장에서 검증을 받으면 글로벌 진출의 기회가 늘 것이라 전망했다.
A1) KT - 5G는 상호연동 가능한 핵심기술이 중요
KT는 이전에는 더 우수한 품질로 동종 업계에서 마켓 share를 독점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5G에서는 생태계 안에서 다른 벤더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HW냐 SW냐 보다 다른 벤더의 HW/SW solution들과 상호 연동 가능한 핵심 기술/역량을 갖고 있으면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보았다.
Q2) 5G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5G가 가장 먼저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은?
A2) SK 텔레콤 - Mission critical 서비스, Network Slicing
SK 텔레콤은 5G key 서비스로 Mission critical 서비스와 Network Slicing을 꼽았다.
Mission critical 서비스가 중요하므로 MCC (Mission Critic Computing) 제품을 만드는 게 필요하고,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ultra-real-low-latency를 제어할 수 있는 플랫폼이 중요하다. 서비스 예로 자율주행과 로봇을 꼽았다.
A2) KT - Enterprise 서비스
KT는 가장 먼저 진출하게 될 5G 시장으로 edge에서 시작할 수 있는 enterprise 사업을 꼽았다. 국사를 이용해서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으로, 국사에서 SW로 수행되는 EPC를 예로 들었다.
A2) Ericsson-LG - 고성능 저지연 IoT (자동차, 헬스케어)
Ericsson-LG는 IoT 시장 관점에서 고성능, 저지연이 필요한 자동차와 헬스케어 분야를 꼽았다.
LPWA (LoRa, LTE-M 등) 기술 기반의 massive IoT는 당연히 시장이 있고 필요성도 분명하지만, 상대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분야는 고성능 저지연 IoT로 예상하였다. 서비스 예로 자동차와 헬스케어를 꼽았다.
Q&A 시간에선 국내 기업들의 5G HW 시장/경쟁력을 키우길 바라는 질문자와 국내 기업이 HW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는 어렵다는 사업자 시각 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사업자들이 개방성 (openness)을 얘기하지만 벤더는 사업자 망이 여전히 silo 방식이라 느끼는 갭도 보였다. 또한 통신시장이 중소업체에게도 열렸다고 하나 openness의 복잡도가 높아지면서 벤더 lock-in을 심화시켜 중소업체 참여를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높았다.
오늘 토의를 보면 5G에서 개방화 SW화가 되면서 사업자들은 특정 벤더의 HW 의존도를 탈피하여 SW 중심으로 solution을 구축해갈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통신 장비의 HW와 SW를 분리하여 HW는 범용장비화 하고, SW 중심으로 사업자의 니즈에 맞게 네트워크 기능과 서비스를 개발/도입한다. 네트워크 구축, 서비스 개발의 주도권을 장비제조사에서 사업자로 가져온다는 것이다.
또한 서버나 스위치 등 HW가 범용화되면서 국내 장비제조사의 글로벌 경쟁은 더 힘들어질 것으로, 반면 특화된 장점을 가진 SW 업체들에게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았다. HW보다 SW solution을 가져오라고 말하는 것이다.
5G 시장이 요구하는 변화는 이제까지 HW 중심으로 특정 사업자 향 솔루션으로 수익을 올리던 통신 장비 제조사들에겐 고민스런 변화이다. 범용 장비로 글로벌 벤더나 중국 벤더와 경쟁할 것인지, SW 역량을 키워야 할 것인지. 어떻게 키울지.
많은 벤더가 참여한 토의는 아니었지만 SW 경쟁력이 취약한 우리나라 현실이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시간이었다.